직업병의 상징' 원진레이온 사건을 세상에 알리다
강희수기일 1992년 02월 15일
당시 45세
약력
1988년 원진레이온에서 근무하던 중 이황화탄소에 중독이 되어 강제퇴직 당한 이후, 한겨레 사회부 기자에게 자신의 증상을 증언
1992년 재요양 신청을 거부당한 뒤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운명
1999년 직업병 피해자들의 싸움의 결실로 비영리 병원인 ‘원진 녹색병원’ 설립됨
동지의 삶
동지는 원진레이온에 근무하는 노동자였다. 당시 원진레이온은 국내 유일의 비스코스 인견사(실의 일종)를 만드는 중견기업이었다. 동지는 노동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이황화탄소에 노출되어 왔다. 이황화탄소는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신경독가스의 원료로 쓴 치명적인 유해물질로, 대량 흡입 시에 질식사를 할 수 있으며 장기간 흡입할 경우 뇌신경을 마비시키는 독가스이다. 그럼에도 회사는 처음 가동 때부터 노동자들에게 아무런 보호장치도 제공하지 않았으며, 동지는 그 중에서도 가장 유해한 사업장이었던 방사과에서 매일 독가스에 노출된 것이다. 때문에 갑자기 쓰러지고, 중증 마비 증상 등이 오기 시작하자 회사는 동지를 강제 퇴직시키며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후 동지는 자신의 증상을 노동상담소에 제보하였고, 자신처럼 마비 증상으로 인해 강제퇴직 당한 노동자들을 사회부 기자에게 연결하여 이 사건을 세상에 알렸다. 이후 이황화탄소 중독증세에 시달리던 동지는 끝내 1992년 세상을 떠났다.